서울대학교 대중·문화·예술지 <PEEP>

기획사사장인데_연예인이랑_연애한_썰.txt

- 스타프로젝트 온라인 후기

익명 z

Figure 1 아바타스타 슈(본명 수희. 10세) 뮤직비디오 전격 공개

   비비빅(VVVic. Viva Victory(승리 만세...)의 약자)이라고 2000년대쯤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던 플래시게임 사이트가 있다. 캐쉬를 충전해 아바타를 꾸미고, 커뮤니티가 있고, 다양한 도트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분식왕(말 그대로 분식집 게임), 뿌띠빠띠(빵 굽는 게임) 등등, 아기자기한 타이쿤 위주로 어린 중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 역시도 쥬니어네이버를 통해 몇번 플레이했지만, 그 당시의 나는 브라보닷컴에 미쳐 있었고(거기에는 아바타스타 슈가 있었기 때문이지. 오른쪽 참고) 그렇게 비비빅은 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아니, 사라질 뻔 했으나 무려 고등학교 때를 기점으로 비비빅은 내 마음 속의 1위에 등극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바로 이름도 찬란한 '스타프로젝트 온라인.' 전국민이 프로듀서가 되던 2016년보다 몇 년 일찍, 나는 아이돌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Figure 2 스타프로젝트온라인(이하 스프온) 오픈 화면

한창 네이버 게임이 활발하던 시기였을 것이다. 성적이 바닥을 치던 그 시절 여름, 네이버 게임을 뒤지는 재미로 살고 있던 나를 보다못한 부모님은 날 강제로 넣은 독서실에 보내셨다. 하지만 거기에는 문제가 있었으니... 아아, 독서실 사장님, 대체 왜 독서실에 컴퓨터를 네 대씩이나 놔두셨나이까. 왜 저 같은 천둥벌거숭이가 컴퓨터를 할 수 있게 했나이까. 나는 그렇게 하루에 네 시간씩 컴퓨터를 하는, 맨 구석자리 컴퓨터 지박령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누가 오면 인강을 다운받는 척하며 매일 거기에 앉아 있었는데 (그 때 컴퓨터 요정 하나 때문에 인강을 못 들은 친구들 다들 잘 지내고 있니...?)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돌면 왠지 모를 뿌듯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며 집으로 돌아갔다. 하여튼, 비비빅의 스프온은 이 와중에 발견한 게임이다. 나에게 스프온을 정의하라고 한다면, 나는 그것을 호화로운 일러스트와 빵빵한 성우진(무려 메이플스토리 에반과 루미너스 성우다)을 거느린, 타이쿤과 연애 시뮬레이션을 합친 형태의 게임으로, 다시 말해,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미소년 연애 시뮬레이션(흔한 미연시는 여성 캐릭터를 공략하는 남성향 게임이므로 풀어썼다)이라 칭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오타쿠 같은 말투, 혹은 어느 정도는 '덕질'이라 불리는 취미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평생에 걸친 내 덕질은 친구들이 '어디가서 말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진성 오타쿠의 그것에 가까운 편이다. 흑염룡이 날뛰던 중학교 시절은 그게 너무 심해서 아무리 일코(일반인 코스프레. 오타쿠가 아닌 척 하는 행동)를 하려고 해도 주변에서 모두 내 정체를 알아차릴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사실 이걸 주제로 글을 쓰려다가 후세에 남겨질까 두려워 포기했다. 노년에 쓸 계획) 자, 이런 성향의 사춘기 여자애가 스타프로젝트 온라인을 발견했다고 생각해보자. 남자 캐릭터들은 잘생겼고, 완벽해보인다. 그러면서 다들 여주인공(플레이어, 곧 나...!?!?)이 안아줘야할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성우 덕후가 아닌지라 호화 캐스팅인 건 몰랐지만, 어쨌거나 목소리도 좋다. 이것만 봐도 공략할 가치는 충분한데, 각자의 능력치를 올리고 탑급 연예인으로 만드는, 육성 게임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니... 얼마나 설레는 게임인가! 심지어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공개되는 일러스트는 일러스트레이터분의 피와 땀을 갈아넣은게 분명했다. 일종의 프린세스 메이커(이하 '프메'), 아니, 아이돌 메이커에 미연시를 합친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진성 헤테로 여성향 오타쿠였던 내가 이 게임을 싫어할 리 만무하다. (심지어 나는 항마력도 높았다!) 고등학교에 올라가 일코를 하던 나는 말 그대로 물 만난 것처럼 스타프온 속 남정네들에게 빠져들었고, 그렇게 나는 그놈의 인강을 3개월 뒤에 들어야할 것들까지 다운받으며 그들의 미소 속에서 헤엄치는, 아주 멋지고 걱정스러운 여름을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렇게 여름방학이 끝나고는 기회가 없었다. 집에서는 부모님께서 내 미래의 암담함에 한숨을 내쉬셨고, 학교에서는 (모두가 내가 오타쿠인걸 알았지만) 일코 중이라서 할 시간이 없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했던가. 그 중에서도 사춘기 여자애의 마음이란 술 좋아하는 자취생의 지갑보다 가벼워 팔딱팔딱 날뛰는 법이다. 5번의 중간, 기말고사와 수능까지 치르는 동안 스프온에 집중할 시간 따위는 없었고, 성인이 되고 나니,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정말 상상도 할 수 없게 많았다. 이렇게 스프온의 아이돌들을 졸업하고 이 글의 주인은 영원히 행복하게 덕질 없는 삶을 보냈답니다로 끝맺는다면, 그저 남들보다 만화를 조금 더 좋아하는 사춘기를 지냈던 여자애의 한때의 추억팔이로 글이 끝나겠지. 하지만 나는 아주 일관성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내 학창시절의 관성을 유지한 채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심하거나, 시험기간이거나 할 때 덕질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학기 시험기간의 덕질은, 바로 이 스.프.온.이었다. 여고생의 심장은 나를 스프온으로 이끌었고, 내 손에는 성인(까지는 아니고 대학생)의 재력이 들려 있었다. 드디어 매일 적자인 비비빅이 미친듯이 유도하는 현금 결제에 모른척 넘어가줄 수 있다. 여기서 내가 취해야 했던 올바른 행동은? 당연하게도 나는 그 유혹에 모두 넘어갔으며, 내 시험기간은 (그러면 안됐지만) 아주아주 즐거웠다. 이렇게 스타프로젝트 온라인은 고등학생 나의 인생뿐만 아니라, 2018년 나의 인생의 상반기까지 조지며 나의 삶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쯤 되면 이놈의 게임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 여자는 이 나이에 이러고 있나 싶을 것이다. (물론, 관심이 1도 없었다면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말로만 주저리주저리 하는 것보다야 직접 보여주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캡쳐 화면을 가져오긴 했는데, 뭔가 나에게만 아픈 손가락인 개망나니 자식을 세상에 보여야 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다. 바로 왼쪽의 화면이 스프온 사이트에 들어가면 곧장 보이는 화면으로, 일반적인 게임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캐릭터(라고 해봤자 2012년 업데이트된... 다시 말하지만 비비빅은 심각한 적자 상태다) 서빈이 화면에 보이고, 사대주의 뽕인지 스타 경영 게임이라고 영어로 적혀 있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스타를 경영하는, 망한 기획사를 물려 받은 17살(...? 미성년자 상속법이 궁금해지는 부분) 주인공이 빚을 갚기 위해(빚쟁이들이 회사에 깽판치러 온다...... 학교도 안 다닌다...) 스타가 될만한 재목을 찾아내서 탑스타로 키워내는 것이다. 둥근 네모 안에는 내 아이디가 적혀 있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라는 말 아래에 게임 내에서 불리는 주인공 이름이 적혀 있다. (내 이름을 부르는 게임 캐릭터들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난 항상 본명을 적어놓는다. 행복해진다) 플레이어는 기획사 사장이자 스타들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되어 회사를 운영하게 된다. 일본의 프린세스 메이커와 상당히 유사한데, 날짜가 매일 흐르는 것, 학원을 다녀서 능력치를 올리는 것,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능력치를 가져야 하는 것 등등 당장이라도 고소당할 수도 있을 것만 같은 기본틀을 가지고 있다. 일러스트를 모으는 재미가 있는 것도 프메 시스템과 유사하다.

Figure 4 내 최애의 능력치인데, 별로 높진 않다

   위의 스타레벨은 가수, 모델, 배우 레벨을 합친 것으로, 각 레벨은 가수, 모델, 배우 일을 하면 올라가고, 이런 일들은 아래의 스테이터스, 보컬, 댄스, 연기, 암기, 센스, 화술의 스테이터스가 어느 정도 되면 맡을 수 있으며, 이 스테이터스는 학원을 다니면서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델 레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터뷰, 표지 모델, CF 모델, 패션쇼 등의 일을 맡아야 한다. 각 일은 난이도가 높을수록 높은 능력치를 요구하는 대신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레벨 1이면 아무 조건 없이 체력 100만 사용하면 일을 할 수 있지만 150 경험치만 주고, 레벨 9는 체력 500에 더해서 세 가지의 능력치가 각각 504, 396, 300을 넘어야하지만 경험치는 무려 950을 주는 식이다. 하지만 레벨 9의 능력치를 채우는 것은 정말 오랜 기간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학원에서 얻을 수 있는 능력치는 최대가 18이다... 18...) 공략 중 하나로 캐릭터 고유 능력치에 들어 맞는 배우, 가수, 모델 '일'을 찾아 그 하나만 주구장창 하는 것이 제시된다.  다 올릴 필요 없이 그냥 몇 개에만 집중하고 그 능력에 맞는 일을 시켜 레벨을 올리자는 것이다. 그런데 결국 플레이어는 일일이 도장깨기를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옆에 보이는 일러스트 때문이다. (이름이 노랑이인 이유는 머리카락이 노란색이어서다. 너무 사람 이름 같이 해놓으면 현생에 두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았기에...) 게임에서 '출연'을 할 때는 캐릭터의 능력치, 그리고 기분에 따라 성공 확률이 달라진다. 성공, 실패에 더하여 '대성공'이라는 결과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 때는 이렇게 이벤트와 일러스트가 함께 나타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스프온을 훌륭한 여성향 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솔직히 표정, 의상, 색감 완벽해....... 심지어 이게 그냥 보고 지나가는게 아니라 사진첩에 하나하나 차곡차곡 모인다. 그래서 뭔가 빈칸을 채워야할 것 같은 욕망에, 다시 들어와서는 똑같은 출연을 또 하고 또 하는 것이다. 그 일러스트를 얻을 때까지. 일러스트는 같아도 이벤트는 가끔 바뀌기에 새 이벤트를 찾는 맛도 쏠쏠하다. 그러니 어떻게 그냥 무시하고 할 수 있는 일만 하겠는가?

Figure 5 댄스쇼 대성공 일러스트. 잘생긴건 크게 보자

  자꾸 연예인 만들기 얘기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이 모든 육성이 왜 필요했는지를 설명하겠다. 다 연애하려고다. 아래에 사진첩을 가져와봤는데, 저기에 보면 앞머리로 눈을 가린, 단발머리 여자애가 보일 것이다. 저게 바로 나, 아니 플레이어다. 좀 수치스러울 것 같아서 일부러 작은 사진으로 가져왔는데, 이젠 수치심을 잃어가고 있다. 덕질을 안 해본 자, 나에게 돌을 던져라. 그럼 왜 플레이어가 저기에 나와있는가. 그건 바로! 데이트 사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데이트를 해서 호감도를 쌓고, 데이트도 대성공하면 일러스트가 쌓인다고! 놀이공원, 극장, 카페, 레스토랑, 공원, 산, 수영장에서 게임 머니를 내고 데이트를 즐길 수 있으며, 비쌀수록 체력이 덜 깎인다. (호감도는 똑같이 올라감) 일러스트는 똑같아도 대성공 때마다 두세가지 패턴으로 이벤트가 다르게 나오는데, 그게 성우 목소리로 나온단 말이지. (오열) 캐릭터마다 성격에 따라 부끄러워하거나 츤츤거리거나 귀엽거나 멋지거나 아니면 부끄러워서 츤츤거리는데 그게 귀여운 대사로 매니저(바로 나!)를 부르며 데이트를 하는데, 처음에는 유치해도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넋놓고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집 밖에서는 절대 못한다. 고등학생 나는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것인가) 저번에는 놀이동산으로 데이트를 갔다가 관람차에서 내가 잠들어버리고 내 앞머리가 자꾸 내 눈을 찌르는 것 같자 내 차애가 그런 내 앞머리를 털어주려하는(...) 에피소드로 진행된 적이 있었는데, 데이트가 끝나고 순간 검게 바뀐 화면 위에 욕망에 물든 내가 보였다. 뭐, 사족이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건, 이게 정말 인터넷 소설과도 같은, 아니 그거보다 더한 중2 감성과 중2의 로맨스를 채워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데이트 에피소드 보고 좋아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호감도 올리려고 데이트를 하다보면 대사를 다 외워버리고, 읽는 게 귀찮아지지 않을까? 그러다보면 게임이 질려서 더 이상 하기 싫어지지 않을까? 그건 정말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왜냐하면, 선호도와 스타 레벨을 올리는 이유는 따로 있으니까.

Figure 6 노랑이의 사진첩

  비비빅이 이 게임을 잘 만들었다고 내가 감히 평하는 이유는, 바로 시나리오 때문이다. 앞에 언급한 학원은 능력치를 올리기 위한 미니게임으로 진행되는데 그게 꽤 재미가 있고, 데이트나 일은 일러스트와 이벤트를 보는 재미가 있지만, 시나리오에 비하면 이 모든 것들은 그저 수단에 불과하다. 나도 아직 끝까지는 보지 못했지만(끝을 보려면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심지어 어떤 유저는 몇일 걸리는지 계산하는 엑셀을 만들어서 게시판에 올렸다. 한 캐릭터는 매일매일 키워도 네 달 걸린다) 지금 절반 넘게 진행 중인 상황인데도 시나리오를 보겠습니까 화면이 나올 때마다 아직도 떨려하면서 클릭하고 있다. 설레... 각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는 총 31개로 마무리되는데, 처음 스타와 계약(스타를 매니징하는 것. 나름 계약서도 쓰고 예명도 정한다. 내 캐릭터들의 예명은 머리색으로 통일)할 때 나타나는 첫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타 레벨, 매니저 레벨(활동을 열심히 하면 매니저 경험치도 쌓인다), 그리고 호감도가 일정 조건을 넘을 때 등장한다. 그리고 표정도 점점 다양해지고,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꽁냥대고. 원래 사귀기 전이 제일 재밌는 법이라고! 하여튼 꽁냥거리는 애들 보며 하루하루 설렘을 충전하고 있다. 오른쪽의 은발청안의 한국 사람은 요즘 내 최애인데,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자신을 돌봐주시는 큰아버님, 큰어머님, 그리고 자신의 사촌 여동생과 살고 있다가 사촌동생이 죽자 그 죽음을 큰엄마가 받아들이지 못해 동생 대신 동생 옷을 입고 다니는...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성정체성을 확립하기 어려울 것만 같은 배경에서 꿋꿋하게 주인공과 데이트를 하는 인물이다. 이렇게 써놓으니 나 자신이 왜 이걸 플레이하고 있고 심지어 글까지 쓰고 있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되려고 한다. 지금 시나리오 16화쯤에서 저 친구는 주인공의 소꿉친구(남자)를 자신의 라이벌로 여기고 여장한 모습이 아닌, 남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주인공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중....이다. (...은 현타의 흔적이다. 이거 근데 핍에 올려도 괜찮은 글입니까. 다른 의미로 독보적이지 않나요) 그런데 첩첩산중으로 하양이의 배경은 평범한 편. 지금 7명 캐릭터들이 하나는 가출한 조폭가 양자, 하나는 형한테 복수하려고 하는 재벌가 서자, 하나는 차원을 넘어온 파란머리 용기사, 하나는 10살(아청아청해서 도저히 플레이 못하겠다. 아니 얘한테 사탕주는거 말고 대체 무슨 데이트를 하란 말인가), 하나는 가식 쩌는 오드아이 모델, 하나는 밥 준다는 말에 따라온 거지라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절반 넘게 미성년자라... 얘네가 나를 우쭈쭈할 때마다기분이 묘하지만, 세상 고뇌 다 짊어진 척하는 재벌가 아들래미도 겨우 20살이지만... 잠깐 지금 아예 멘탈 나갈거 같은데?

Figure 7 맥락은 까먹었는데 캡쳐해뒀더라

왠지 영업글이 까임글이 된 것 같다. 사실 2018년의 감수성으로는 2010년에 나온 게임하기가 많이 힘든 것은 사실인데(ex. 매니저(17. 소녀가장)에게 대쉬하는 용기사(25. 다른 차원 사람)을 바라보며 이러면 안 되는게 아닐까 고민하는 나) 뭐 여성향 게임은 다 오글거리고 말도 안 되는 맛에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껄껄. 그렇게 따지자면 쥐뿔도 없는 캔디형 주인공한테 사랑에 빠지는 재벌가 2세도 판타지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주인공한테 감정이입해서 하면 좀 할만 하다. 그리고 일러스트랑 목소리가 열일해서 결국 잘생긴게 최고야를 외치며 컴퓨터 앞으로 돌아와 있는 나 자신을 매일 발견하고 있다. 사실 너무 수치스러울 것 같아서 이 주제는 안하려고 이것저것 생각해봤는데, 여태까지 태어나서 덕질한 게 다 이래서(고스펑크 덕질도 했었다. feat.버클 달린 롱부츠. 50cm) 가장 잘 쓸 수 있는 소재를 가져왔다. 이 관련 소재가 정말... 쓸데없이 무궁무진하지만 글로 남겨 후세에 내 이름으로 전하기 조금 당혹스러운지라 고이고이 모셔두고 있었는데, 핍을 통해서 익명의 힘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꽤 낯을 가리고 현생에서는 항마력이 낮은 인간이니 제발 나를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기를... 설령 누구인지 알겠어도 제발 물어보지마라. 나는 그저 이런 갓게임으로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비비빅이 비록 매일매일 적자지만 서버를 종료하지 않고 쥐꼬리만한 내 지갑의 도움이라도 받아 서버 업데이트를 하고 2018년에 걸맞는 신캐릭터를 내주길, 그리고 과년한 딸래미가 철드는 것을 아직도 기다리고 계신 우리 부모님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할 뿐. 졸작이지만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글을 마친다.